2025년 연준의 정책 방향 예측

2025년이 어느덧 절반을 향해 가고 있다. 올해 들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지금까지 열린 모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가장 최근인 5월 6일 회의에서도 금리는 그대로 유지됐고, 다음 회의에서도 같은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금리에 변화가 없으니 자칫 연준(Fed)의 시각이나 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경제 환경이 계속해서 변하고 있고, 연준 내부 역시 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내부 분위기는 회의 후 몇 주 뒤에 공개되는 회의록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회의록에는 표결 결과뿐 아니라, 위원들의 판단 근거와 논의 내용이 비교적 솔직하게 담겨 있어 연준의 속내를 가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5월 회의록에서는 세 가지 핵심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1. 만장일치 결정이지만, 내부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전원이 금리 동결에 찬성했다. 최근 들어 연준 내에서는 의견 일치가 눈에 띄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경제 상황이 민감할수록 내부적으로 의견이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2019년 6월과 9월 회의에서는 금리 인하 폭을 두고 위원들 간에 입장이 갈렸고, 반대표도 여럿 있었다.

요즘은 반대 의견이 거의 없지만, 회의록을 보면 내부적으로 경제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과 부담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무역정책이 주요한 변수로 부각됐다. 4월 1일부터 1차 관세 조치가 발효되었고, 5월 말에는 법원 판결로 인해 관세 집행이 하루 만에 중단됐다가 다시 부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두 배로 인상됐고, 중국과의 협상도 아직 불확실하다. 연준 위원들은 이런 상황에서는 하루 앞을 내다보기도 어렵다며, 경제 전망을 내리는 일이 매우 복잡해졌다고 평가했다.

 

2. 연준, 인플레이션 목표 제도를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연준은 오랫동안 연 2% 수준의 물가 상승률을 목표로 삼아왔다. 하지만 2010년부터 2020년까지는 물가가 이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밑돌았고, 당시에는 기준금리 자체가 워낙 낮다 보니 추가 인하 여지가 거의 없었다.

이런 상황을 계기로 연준은 2020년 ‘유연한 평균 물가 목표제(FAIT)’라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이전보다 더 유연한 방식으로, 일시적으로 2%를 넘는 인플레이션도 허용하되, 장기적으로 평균 2%를 맞추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2021년 이후 인플레이션이 급등하자, 이 제도가 오히려 연준의 대응을 늦췄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로 초기 인플레이션 상승기에 연준이 좀 더 빠르게 움직이지 못한 배경에는 FAIT의 존재가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이 제도는 도입된 지 5년이 지난 지금, 내부적으로 재검토에 들어갔다. 회의록에 따르면, 고인플레이션 시기에는 FAIT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3. 연준, 경기 침체 가능성을 보다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으면서도 경기와 고용에 큰 충격을 주지 않는 ‘연착륙’을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로 설정해왔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경기 침체 역시 그에 못지않게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판단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밝혔다.

이번 회의록에는 구체적인 전망 수치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다음 회의에서는 물가, 고용, 성장률에 대한 새로운 예측과 함께 향후 금리 수준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이번 회의록은 연준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깊이 고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무역 갈등, 고물가, 고용 둔화 등의 외부 요인이 얽히면서 연준의 고민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과 동시에 고용을 지키는 일은 앞으로 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열릴 회의와 회의록은 연준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